• 최종편집 2024-04-17(수)
 

신이건 장로.jpg

  72년 전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날 때 내 나이 겨우 8살이었고 경남 고성에서 외가가 있는 통영 사량도 섬으로 피난을 떠났다. 초등학교 1학년생이 무엇을 알겠는가? 전쟁이 왜 일어났는가를 생각조차 못했던 어린 나이에 부모 따라 섬으로 피난 갔던 시절이 겨우 생각난다. 이제 80대 초반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나?

나는 매일 새벽 4시 30분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바로 묵상하면서 시편 23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이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외우고 나서는 나름대로 하루 시작의 기도를 한다. 그리고 주기도문으로 자리에서 나가 5시 정각에 CBSTV로 한국교회 유명한 명설교가인 고 옥한흠 목사의 예수 제자 훈련을, 이동원 목사의 ‘천로역정’ 새벽영상 설교를 30분간 듣는다. 때로는 이웃 교회에 나가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바로 가까운 헬스장에 가서 한시간 체력 단련을 한 후 조기 목욕을 빠짐없이 하고 집으로 돌아와 식사준비를 한다.

그런데 하나님께 감사할 것은 70대 초기에 우연히 부산디저털대학에 입학하여 졸업할 때까지 온라인으로 수업받고 노인복지사에 도전을 하여 노인복지사 2급 자격을 취득했다.

뜻밖에도 집사람이 척추로 인해 도저히 잘 걷지도 못하고 고생하는 바람에 노인복지 케어를 아내를 위해 하게 될 줄이야 생각도 못했는데 잘 케어할 수 있어 좋았다. 청소, 밥, 빨래, 찬거리는 옆에서 시키는대로 하여 완성하고 이것 저것 다 해 낸다. 다만 마트에 나가 찬거리를 위해 카트에 의지하여 조금씩 걸을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있다. 남자가 여성의 몫을 하고 있으니 아내의 심정을 이해하고 이때까지 남편을 위해 젊었을 때 얼마나 많은 헌신을 했는지 만분지 일이라도 보답하는 의미에서 묵묵히 가정 사역을 하고 있다.

이것이 하루를 보내는 내 일과이고 일정이다. 요즘은 회사에 한 두 번씩 나가고는 아들에게 편집, 취재를 맡겨 버렸다. 요즘 집에서는 손수 성경을 필사하고 있다. 노트 한 장 정도이니 진도는 나가지 않는다. 구약 예레미야 32장을 써내려 가고 있다.

성경 66권 중 가장 긴 장은 시편 119편이다. 67, 91절은 영혼과 삶이 담겨있는 구절이다. 몇 년 전 경기도 가평에 있는 침례교 이동원 목사가 설립해 놓은 “천로역정” 실물과 같은 코스를 답사한 적이 있다. 영국의 용접공 아들 ‘존 번연’이 기록한 천로역정의 테마는 그야말로 우리들의 삶의 긴 여정을 기록해 놓았다.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존 번연은 실제 영국에는 매년 전쟁의 참상이 끝나지 않았다. 바로 실제 겪은 전쟁의 참상을 기록해 놓은 실화이다. 우리 인간이 이땅에 태어나서부터 겪어야 할 고난의 연속이자 그 고난으로부터 헤쳐나올 과정이 바로 시편 119편으로 잘 표현되고 기록되고 있다.

한편의 삶의 드라마가 천로역정에 묘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난 당하는 것이 내게 유익이다고 하는 그는 고백에서부터 재판에서 12년의 선고로 11년간의 감옥생활로 복역하고 석방되어 나온다. 불안과 고통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우리는 그 어느 분도 고난을 경험하게 되지 않으면 그는 바른 삶을 살았다 할 수 없다. 그 고난이 내게 유익을 가져다 준 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나서는 구원을 받은 우리들은 무한한 고난 뒤에 유익과 은혜에 감사하게 된다. 그 어느 세상에서 맛 볼 수 없는 평화가 유익이 된다는 것이 우리 삶 속에서 일생을 보내고 다시 주님 품으로 귀환한다.

고 이어령 전 문공부 장관은 70세에 변호사인 딸의 죽음을 보고는 예수를 믿어 그의 “마지막 수업”이란 책에서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컷의 프레임이 “엄마가 그만 놀고 들어 와 밥 먹어” 어릴 때 엄마가 밥이고 간에 생명으로 그만 놀고 죽음이 있는 생명으로 오라고 부르는 모태의 귀환하는, 어머니 품으로 5월에 핀 장미처럼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대낮에 장미밭 한복판에 죽음이 있고 죽음의 자리는 낭떠러지가 아닌 고향 본향이 있다고 찬양한 그의 마지막 고백처럼 우리도 역시 마지막 수업을 듣고 있지 않는가?

어차피 인간은 고향 엄마품으로 가는데 무얼 그렇게 아웅다웅하고 살고 있는지. 결국 이어령씨처럼 마지막엔 하늘 나라 본향에서 엄마가 “애야 그만하고 오너라”고 하나님이 부르시면 갈 것인데, 왜 그토록 명예가 그렇게도 좋아서 딱 쥐고 내어 놓지 않을까?

부기총, 부교총에서 섬기는 교계 지도자들은 마음을 비우고 하나로 합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시나 일반 공무계에도 왜 기독교가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지 진절머리가 난다고 한다. 부산 교회로부터 신뢰는 다 떨어졌는데도 갖고 내어 놓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어령 씨로부터 이 책을 기록한 기자는 매주 화요일마다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이라는 커리클럼의 독특한 과외가 시작되고 ‘라스트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지성이 풍부한 이어령 씨의 마지막 수업의 결론으로 기자는 어떤 기도를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답하기를 “지금은 병을 고쳐 달라는 기도는 안해요. 역사적으로 부활의 기적은 오로지 예수 한분 뿐이니까. 나의 기도는 어느날 문득 눈 떠지지 않게 해주세요.” 종교가 있던 없던, 죽음의 과정에서 신의 선물을 알고 죽는 사람과 모르고 죽는 사람은 천지 차이”라고 하나님을 알고 구원을 받고 하늘 나라 천국에서 다시 만나는 기쁨을 넌지시 알려 주는 전도가 바로 그의 마지막 수업의 핵심이었다. 우리는 매일 마지막 수업은 없다고 생활하지만 70대가 넘어 가면 언젠가 마지막 수업을 받을 날이 올 것이다. 그것이 병원에서든, 요양원이든 집에서 눈 감을 때 처럼 “조용히 자는 잠에 가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수업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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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수업을 어떻게 마무리 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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