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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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노나이트교회(Mennonite)는 16세기 종교개혁기 메노 시몬스(Menno Simons, 1496-1561)에 의해 화란에서 시작된 재세례파 그룹의 교회인데, 화란 외에도 스위스 남부독일 등지에서 일어났고, 점차 은밀하게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이들은 평화주의에 입각하여 전쟁과 군복무를 반대하여 국가와 로마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들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이들은 신교의 자유를 찾아 프러시아, 남부 러시아인 우크라이나로 그리고 1780년대 이후에는 미국으로, 1870년대에는 캐나다로 이주하였다. 이들은 자기들의 신앙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어디든 자신들을 받아주는 곳이면 기꺼이 이주하였고, 주로 농업에 종사하며 집단적으로 생활하였다.

 

 그러든 중 우크라이나의 메노나이트교도들이 기근으로 커다란 고통을 당하고 있을 때 메노나이트교회와 그리스도 형제교회(Brethren in Christ), 아미쉬(Amish) 등 북미의 15개 교단 의 34명의 대표들이 1920년 9월 27일 미국 시카고에 모여 러시아 전역에 사는 굶주린 이들을 구호하기 위한 후원연합체를 조직했는데, 이것이 오늘 MCC라고 부르는 메노나이트중앙위원회(Mennonite Central Committee)였다. MCC의 3대 사역은 구제, 봉사, 평화사역인데, 본부는 미국의 경우 펜실베니아주의 애크론에, 캐나다는 매니토바 중 위니펙에 있다. 메노나이트교도들은 신명기 14:29절, “너의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과 네 성중에 우거하는 객과 및 고아와 과부들로 와서 먹어 배부르게 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는 말씀을 구호의 지침으로 받아드렸는데, MCC는 이 정신에 따라 1920년 조직 이후 세계도처의 핍절한 이들에게 구호사업을 전개하여 왔다. 1920년에서 25년 어간에는 우크라이나의 기근상태에 있는 이들을 후원했으나 그 후에는 파라과이, 프랑스, 폴란드 등 도처의 메노나이트 공동체에 도움을 베풀었고, 6.25 전쟁 중에는 한국에서 구호사업을 전개하게 된 것이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자 MCC는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했고 한국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입국을 신청하여 1950년 10월 MCC 요원 한 사람을 부산으로 보내 피난민 구호에 대한 기초 자료를 조사하게 했다. 이 조사에 근거하여 1952년 10월 27일 첫 MCC 요원이 내한했는데, 그가 달라스 보란(Dallas C. Voran, 1920-2002)이었다. 그는 부산으로 입국한 이후 1953년 3월까지 1년 6개월 간 한국에 체류하면서 피난민 구호와 봉사 사업에 관여하였다. 메노나이트계의 벧엘대학(1938-1943) 출신인 그는 1946년 MCC 선교사로 중국으로 파송되어 ‘세계교회 봉사회’(CWS) 소속으로 4년간 난민구호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그러든 중 한국에 전쟁이 발발하자 MCC 본부는 달라스 보란을 영입하고 그를 한국에 파송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951년 9월 동경으로 와서 기다리던 중 입국 허락을 받고 10월 27일 입국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때까지 MCC가 한국에서의 활동인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한유엔민간원조사령부(UNCACK: The United Nations Civil Assistance Command in Korea) 휘하에서 일하게 된다.

 

 이때부터 1971년까지 2년 간 MCC 요원 75명이 한국에서 일했다. 이들은 휴전 이후에도 계속하여 구호, 교육, 재건 사업을 전개한 것이다. 이들은 주로 대구(경산)와 부산지역에서 구제사업, 교육 사업, 가족-어린이 프로그램, 전쟁 과부들을 위한 재봉교육, 그리고 농촌개선 및 지원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는데 이 사역을 주도한 조직이 MCC였다. 참고로 부연하면 MCC는 1995년부터는 북한을 돕기 위한 사업을 시작하였고,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년간 북한에 14만 4천 개의 고기 통조림을 지원하였는데 이는 전 세계에 지원한 고기통조림 67만899개의 20%를 차지했다. 메노나이트교회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그가 동족이던 타국인이든, 아군이든 적군이든 구별하지 않았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아낌없이 베풀었다. 이런 정신으로 6.25 전쟁기 한국에서 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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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기독교이야기]전쟁기 구호단체들: 메노나이트중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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