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9-29(화)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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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으로 바라본 부천 C 교회 사건

부천 C교회 사건은 일부 언론들의 보도와 유튜브, SNS상으로 논란이 되면서 한국교회가 주목하는 사건이 되었다. 가장 보수적이고 신앙의 순결을 강조하는 고신에서 담임목사와 미혼인 여전도사간의 수차례 개인적인 만남을 총회 재판국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결국 총회재판국은 지난 10일 담임목사에 대해 ‘정직 2년과 담임해제’, 여전도사에 대해 ‘정직 1년과 권고사임’으로 판결했다. 또 담임목사 측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한 부목사와 원로목사에 대해서도 각각 ‘정직 1년과 권고사임’, ‘근신 6개월’을 각각 판결했다. 하지만 교단 일부에서는 부목사와 원로목사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하다’, ‘정치적 판결’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본보는 담임목사와 부목사, 원로목사에 대한 총회재판국 판결문을 어렵게 입수했다. 총회재판국이 이같이 판결한 이유가 무엇인지 ‘판결문’을 통해 알아보았다. 교회를 혼란스럽게 한 담임목사 총회재판국은 담임 목사가 같은 교회의 미혼 여전도사와 교회 지하주차장에서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차안에서 단 둘이 12회 만난 것, 그리고 목사가 혼자 사는 000전도사의 아파트를 동반자 없이 3회 방문한 일을 사실로 인정했다. 또 이 같은 일로 많은 교인들이 담임목사에 대한 신뢰를 잃고 낙심하여 신앙생활에 대한 많은 갈등을 느끼고 있고, 동시에 깊이 회개하고 자숙하기 보다는 덕스럽지 못한 행위를 계속한 것도 인정했다. 총회재판국은 “목사와 000전도사는 높은 영적 도덕적 윤리적 수준을 갖추어야 하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매우 부덕한 행위를 함으로 엄한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목사 임직 서약을 한 대로 경건한 모범을 보이지 못하였고, 근신 단정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교회를 혼란스럽게 한 것은 죄가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 직무와 직권을 남용한 문제도 지적했다. “자신의 부덕한 일로 인하여 많은 교인들이 마음 아파하며 예배에 제대로 참석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임에도 방치하고 무시하는 것은 목양하는 목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교구 성도로부터 제보를 받고, 담임목사와 여전도사가 단 둘이 만난 사실을 확인하였던 부목사의 시무 사역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킨 것은 담임목사의 직권남용에 해당된다”며 “본 총회의 헌법에는 모든 목사에 대한 인사 사역에 관한 권한은 오직 노회에 있다. 노회를 거치지 않고 치리를 한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되는 잘못을 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회재판국은 “(다른)부목사에게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들의 채증과 자료 검토, 자료 작성 등(상황보고서, 집사의 음성파일 및 녹취록)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000 은퇴장로 외 4인이 부목사와 교인 12명을 고발한 내용 중에 그대로 포함된 것은 담임목사가 성도간의 고발을 조장하고 권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직권을 남용하고 덕을 세우지 못한 것이며 타인으로 범죄하게 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명예훼손 부분도 지적했다. “부목사를 부당한 시무정지, 금식 회개 처분 등으로 교인들의 존경을 받아야 할 목사를 몰카범과 같은 불법을 저지르는 파렴치범으로 인식되게 명예훼손을 행한 것으로 인정이 된다”고 판단했고, 특히 “교인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서로 심히 반목하고 있고, 고신 총회 내의 수많은 교역자와 교인들이 걱정하고 기도하고 있다. 이것은 큰 벌을 받아야 마땅한 하나님 앞에서의 죄(교리상으로나 도덕상으로 교인을 크게 실족하게 한 경우, 기타 하나님의 영광을 크게 훼손하게 한 중죄를 범한 경우에 목사직을 면직할 수 있다)”라고 판결했다. 결국 총회재판국은 담임목사에 대해 권징조례 제5조 2항, 4항, 7항, 9항, 11항, 제171조 7항, 3목, 4목, 헌법적규칙 제2장 제2조 1항 7목, 제3조 1항 2목, 3목에 의하여 정직 2년(2020년 9월 10일부터 2022년 9월 9일까지)에 처하며, 담임해제(권고사임)를 명했다. 동시에 A노회에 00교회에 당회장을 파송할 것도 지시했다. “자료유출과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다” 총회재판국은 부목사에 대해서는 “교구 성도로부터 담임목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처리함에 있어서 성경의 원리를 따르지 않았고, 부목사로서 직무에 충실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회의 건덕과 개인의 신상을 해치는 자료를 유포한 것은 권징조례 제5조 7항, 8항, 9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아파트 영상 확보를 위해 담임목사를 사기꾼이라고 한 000 집사의 주장에 동조한 것은 권징조례 제5조 3항, 7항, 8항을 위반했고, ‘진실을 알립니다’라는 유인물을 100여명에게 카톡으로 발송한 것은 권징조례 제5조 7항, 8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불법으로 영상물을 취득하고 유포한 것과 불법으로 동영상 상영을 주도한 것, 덕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와 본인의 유익을 위하여 정직 1년(2020년 9월 10일부터 2021년 9월 9일까지)과 권고사임을 명했다. ‘교회의 화합’을 위해 시벌 받은 원로목사 총회재판국은 원로목사에 대한 판결이유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담임목사의 불미스러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교인들이 원로목사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은 그 이유의 정당성을 차치하고 원로목사로서 덕을 세우지 못한 것은 사실. 자신의 부덕에 대해서 총회재판국 앞에서 시인하였으므로 교회의 유익과 교회의 화합을 위해 시벌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원로목사는 차후에는 교회 문제를 배후에서 지시한다고 하거나 교회 내에 파벌을 조장한다고 하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은퇴한 원로목사로서 교회법적 위치를 준수하고 더욱 신중하게 교회를 대할 것을 당부한다”고 권면했다. 반면 원로목사를 고발한 은퇴장로들에게 대해 “청원인들은 원로목사가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을 내 생각과 다르다고 아무 증거도 없이 원로목사가 교회 문제를 배후에서 지시한다고 하거나 교회 내에 파벌을 조장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청원인들은 원로목사가 목회하는 동안 당회가 결정한 것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 바로 잡지 않고 지난 후에 불법을 운운하는 것은 교회를 분열시키려는 것이 될 수 있고,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기기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청원인(은퇴장로)들을 꾸짖었다. 판결문에서 나타났듯이 원로목사가 배후에서 조정했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총회재판국은 “교회의 유익과 교회의 화합을 위해 시벌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원로목사에게 근신 6개월을 판결했다. 교단 일부에서는 “원로목사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는 판결”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복음의전함, 비대면 선교의 새 길 열다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전국 2,000대의 버스와 택시에 복음광고가 실린다. (사)복음의전함(이사장 고정민 장로)은 비대면 시대에도 복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비대면 복음광고와 IT선교플랫폼이 결합된 새로운 선교모델의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진행되는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 캠페인은 다니엘기도회와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가 협력한다. 매년 11월 21일간 진행되는 다니엘기도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3,000교회 40만명의 성도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기도회에 동참한다. 기도회 후 12월부터 2달간 전국 10개 권역의 48개 지역에서 광고를 통해 복음이 전파된다. 각 지역별 집행 대수는 하루 기준으로 수도권역 지역별 평균 20여대이며, 지방 지역별 평균 50여대로 하루를 기준으로 전국 1,000대의 버스, 1,000대의 택시에 복음광고가 집행된다. 복음의전함은 비대면으로 복음을 접한 자들에 대한 상담, 양육, 인도의 문제를 IT기술로 극복해 인터넷을 통한 양육과 인도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고정민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의 어려움으로 막혀있던 복음 전파의 새로운 방향성이 될 수 있으며, 전국의 교회와 기독교인 모두가 오직 복음으로 하나가 되어 함께 동참하는 지역 복음화 캠페인으로 전개될 예정이다"라며 "교단, 교파, 교회, 지역을 넘어 오직 예수님과 복음만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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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칠 수밖에 없었던 천종호 판사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장로는 우리나라 사법 사상 최장기간 소년재판을 맡은 판사이다. 8년간 12,000여 명의 소년범들을 재판했다. 8년간의 재판 기록이 사무실 한켠에 자리잡고 있듯이 그간 만난 소년범들이 천 장로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처음엔 큰 뜻 없이 시작하게 된 소년재판이 그의 인생을 바꿨고, 그를 만난 소년범들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했다. 부산 서구 아미동 까치고개에서 자란 천종호 판사는 7형제로 부모님까지 9명의 식구였다. 단칸방에서 9가족이 살만큼 가난하게 자랐고, 고등학교 때는 돈이 없어 수학여행도 가지 못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에서 놀던 친구들을 따라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 주일 오전만 되면 같이 놀던 친구들이 안보여 친구들을 따라 아미동교회(현 아름다운교회)에 가게 됐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던 중 원서접수 마지막 날 우연히 거리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평소 친하지도 않던 친구가 대학 접수를 묻더니 고민하던 천 판사를 대신해 부산대 법대에 원서를 접수했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7번 낙방 후 8번째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판사 임관은 성적순으로 하는데, 연수원 26기였던 그의 성적은 50대 등수였다. 한해 선배였던 25기의 경우 40명까지 판사임관이 됐으나, 26기부터 예비판사제가 도입돼 75명이 판사로 임명돼 천 판사 역시 판사로 임명 받았다. 천종호 판사는 가난한 그의 가정환경에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7형제들 중 혼자 대학을 나왔기에 판사생활도 오래할 생각이 없었다. 20년 정도 판사 근무 후 변호사로 개업해 가족들을 도와야겠다는 계획이었다. 부산고등법원에서 3년 근무 후 보통의 인사발령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으로 가야 하는데 창원지방법원으로 가게 되면서부터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됐다. 천 판사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고백한다. 창원지방법원에서 소년재판을 담당하게 됐는데, 일반 사건과 달리 소년재판은 판결문 쓰는 노력이 덜해 시작하게 됐다. 변호사를 계획하는 이들은 소위 영업에 도움 되지 않는 소년재판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국 판사 3천여 명중 소년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는 30명도 안된다. 소년재판을 경험해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사건이 많아 평균 하루 6시간 동안 100명을 재판하는데, 1명에게 할애되는 시간이 평균 3분이다. 이것조차 인적사항 묻고 사건 경위 묻고 나면 벌써 2분이 지나가고 1분간 판결을 내려야 한다. 천 판사는 “아이들이 3분 만에 재판을 받고 돌아가면 법정에 대한 경각심을 못 가질 것 같아서 호통을 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들에게 호통을 쳤고, 부모들에게 호통을 쳐야 했다. 천 판사의 호통 치는 재판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후 ‘호통판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그러나 거칠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기에 이해하는 인생 선배로서의 안타까움이다. 천 판사의 중학교 동창이 부산 폭력조직인 칠성파에 가담해 현재 목포교도소에 무기징역수로 복역 중이다. 천 판사는 “그 친구가 제게 편지를 줬는데 자신을 본보기로 알려달라고 했다. 어둠을 동경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바른 선택을 하며 후회하는 일 없도록 도와달라는 그 친구의 편지를 보면서 더욱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친구와 제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큰 차이는 없지만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했느냐일 것이다. 부디 청소년들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소년재판에 1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3분 밖에 없다. 천 판사는 “어른 재판이었다면 변호권 침해다, 인권 침해다고 했을 일이다. 일본처럼 1시간이면 아이들도, 가족들도, 선생님도, 판사도 충분히 말할 수 있지만 3분은 그런 말을 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소년재판을 빗대어 ‘자동판매기 재판’이라고 한다”면서 “아이들이 와서 무엇을 느끼겠나? 아이들 사이에 재판장에 섰을 때의 노하우가 전해지고 있다. 아이들의 표현대로 재판을 껌이라고 말한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소년원이 전국 10개 있다. 사회에서는 소년재판에 엄벌을 처해 재비행을 막아달라고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소년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많을 때는 한방에 20명이 잔 적도 있다. 간식도 없이 3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2018년 기준 1끼 식사비가 1,750원이다. 한창 크고 많이 먹을 때인 청소년 시기를 감안하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누구도 관심 갖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교회에서 소년원에 관심을 갖고 사역으로 돕고 있는 것을 안다. 더 많은 교회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특히 소년원 이전인 재판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가 고파서 빵을 훔치고 돈이 없어서 담배를 훔친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엄격한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는 엄격한 처벌만큼 재비행을 막는데 누구보다도 노력했다. 보호 소년 축구단을 운영하고 사법형 그룹홈을 설립하는 등 다시 그의 법정에서 보지 않길 바라며 앞서 노력하고 있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여학생이 할아버지, 아버지, 오빠와 단칸방에 살다가 같이 잘 수 없어 중1 때 가출했고 중2때 성매매 등으로 몸과 영혼이 망가져 법정에 오게 됐다. 천 판사는 “그 여학생에게 성매매 초범이니 재범하지 말라 교육하고 돌려보내면 다시 안하겠는가? 여학생에겐 자신이 머물 방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안가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목사님, 장로님, 성도님들께서 이 사역의 필요성에 공감해주시고 동참해주셔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케어해 주신다. 이 일은 기독교인이 아니면 못해낸다. 결코 쉽지 않지만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인권 문제로 성공형 사례를 보여줄 수가 없어 제가 언론에 나간다. 많은 분들이 판사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의 재비행을 막고 이 일에 사회가, 교회가 관심가져 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종호 판사는 지난 5월 ‘2020년 제98회 어린이날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저서는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에 이어 지난 5월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을 출간했다. 앞서 발간한 일반서적 3권의 수익금 전액은 비행 청소년 선도를 위해 사용했다. 최근 출간한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은 기독교서적으로,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하며 노력했다. 천 판사는 “사람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면 같은 처벌을 해야하지만 형법 상해죄에 따르면 존속이기에 가중처벌을 한다. 왜 그랬을까? 공동체의 가치 선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면서 “선을 논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인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사회, 공동선을 회복하는 사회는 선의 영역이 정의와 법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재정제한해제 사건은 한국교회에 주는 한줄기 희망”

Q. 부산장신대학교가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해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A. 저희 부산장신대학교가 지난 2018년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아서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 되었습니다. 그 의미는 이제 가능성이 없으니 폐교하라는 압력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불명예요, 공신력의 완전상실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듬해 신입생 입시 충원율이 55%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사장님과 온 교수, 직원들이 기도로 하나 되어 모든 힘을 기울여 마지막 기회인 보완평가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평가에서 실패한다면 그야말로 폐교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를 들어 주셨고 좋은 성적을 받아 평가에서 통과 되어 재정지원제한이 완전해제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마치 죽은 나사로의 부활과도 같습니다. 우리 학교에 씌워진 불명예가 벗겨지고 다시 공신력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얼굴을 들어 주시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Q. 2020년 대학 기본역량진단 보완평가 가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들었는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어떤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셨습니까? A. 지난 1년 6개월 동안 기도하며 열심히 달려온 결과 학교가 정상화 되고 신입생 입시 충원율도 98%를 상회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의 모든 노력을 모아서 보고서를 제출했고 7월 9일 교육부 보완평가 실사를 받았으며 이에 지난 7월 29일에 결과가 가발표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무려 2단계나 상승한 획기적인 결과였습니다. 가결과인 이유는 평가에서 낙오한 대학들이 이의신청하는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통과했음으로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이번에 높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수업 및 교육과정운영(강의개선, 학생평가)부분이었고 그간 여러 교회가 보내준 후원금과 재정 운용의 개선으로 인해 재정, 회계의 안정성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Q.어려운 시기에 총장직을 맡아 어깨가 무거웠을 텐데, 그동안 어떻게 달려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A. 지난 23년의 산성교회 목회를 마치고 다시 보냄 받은 부산장신대학교에 선교사의 마음으로 부임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기도했을 때 보리떡 비전을 주셨습니다. “큰 돈은 없지만 아무리 빈들이라도 보리떡은 있다. 한국교회에 보리떡을 구하라. 한 달에 만원 헌금을 구하라. 그러면 내가 빈들의 기적을 행하리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빈들을 다닌 결과 무려 3600덩이의 보리떡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물맷돌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다윗의 물매 속에 있던 물맷돌 같은 인재를 키울 전액장학금(입학부터 졸업까지)을 지원할 7명의 후원자도 붙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절망 중에 있는 부장신 공동체에 희망을 공급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조적 갱신을 쉼 없이 추진했습니다. 이사장님과 이사들은 전적으로 이 갱신에 힘을 실어 주셨습니다. 부울경 7개 노회 854교회가 다시 얼굴을 부산장신대학교로 향하고 기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던 중 국무총리를 만나는 자리에서는 작은 대학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대학을 규모로 평가하지 말고 그 가치로 평가해 달라는 배려를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부르시면 어느 곳이든지 달려가서 말씀을 전하고 영적사관학교인 부산장신대학교를 위한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 쓰임 받음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Q.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겠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나 사연이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A. 총장으로 취임하고 첫 집회가 있었습니다. 천안에 있는 한 대형교회였는데 은혜로운 집회를 인도하다가 드디어 이틀째 후배 목사님에게 학교의 사정을 설명하고 후원을 부탁했습니다. 10년간 선교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교회도 세우고 학교를 세운 경험을 하다가 지난 23년간은 후원자로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교회를 세웠는데 다시 선교사의 마음으로 후원을 부탁하는 말을 어렵게 꺼냈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다시 선교사로 돌아가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날 밤 집회에서 후배 목사님은 우리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성도들에게 후원 부탁을 하다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저의 눈물을 기억하신 것이죠. 그 집회에서 처음으로 많은 보리떡이 주님 손에 얹어졌고 두둑한 장학금도 보내주셨습니다. 저를 위해, 부산장신대학교를 위해 울어주신 그 목사님과 교회를 잊을 수 없습니다. Q.앞으로의 계획 및 각오가 있다면? A. 이미 부산장신대학교는 다시 살아났지만 든든히 세워야 할 사명이 남았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부지런히 학교를 반석위에 세우는 일을 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주님 부르실 때 까지 선교지를 다니며 외로운 고지에 고립된 채 지원병을 기다리며 고투하고 있는 상처 입은 선교사님들을 위로하고 도우며 치유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특히 은퇴하신 선교사님들을 잘 모시며 그들이 편안히 노후를 보내시도록 돕는 일을 감당하기를 원합니다. 이미 밀양에 은퇴선교사님을 위한 로뎀하우스를 시작했는데 더욱 구체적으로 선교사들을 돕는 멤버 케어 사역을 계속하다가 주님의 부름을 받고 싶습니다. Q. 끝으로 부장신 교직원 동문 및 지역교회 성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교회의 위기는 신학교의 위기에서 시작합니다. 신학교가 무너지면 교회도 같이 무너집니다. 샘 근원이 마르면 주변 땅은 모두 사막이 됩니다. 그러나 샘만 솟아나면 푸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샘 근원 같은 신학교를 지켜내야 합니다. 신학교 통폐합을 너무 쉽게 말하지 맙시다. 구조조정하며 청소하고 관리하여 계속해서 물이 솟아나게 해야 합니다. 이번 부산장신대학교의 재정제한해제 사건은 한국교회에 주는 한줄기 희망입니다. 아직도 희망이 있습니다. 신학교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합시다. 인재들을 신학교에 보냅시다. 현실을 책임질 다윗의 물맷돌 같은 인재를 키워내어 다시 교회와 사회 속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새시대의 기독문화사역 네트워크 ‘토브’ 창립

Q. ‘토브’를 소개해 주세요. A. (이정석 대표) 그동안 한국교회의 문화사역은 교회 안과 밖, 수도권과 지방, 대형교회와 소규모 교회, 세대 간 격차 등 다양한 화두를 안고 지금까지 달려왔지만,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한국 기독교 역시 새로운 방식의 문화사역을 준비해야 하며, 오히려 지금이 묵혀왔던 고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임을 자각하고 문화사역자 네트워크 ‘토브’(TOV: Turn on Very good)를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단체명인 ‘토브’는 히브리어로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라는 뜻입니다. Q. 그동안 활동해 온 기독문화연대와 다릅니까? A. (김은숙 부대표) 토브는 지난 10여 년간 부산의 기독문화사역을 견인해 온 ‘기독문화연대’의 권한을 위임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독문화연대를 이끌어주신 선배님들께서 새로운 사역에 대해 고민하시다가 제안해 주셔서 3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수차례 운영위원회를 거치며 달려오고 있습니다. 기독문화연대를 이끌어오신 유의신 목사님, 강형식 목사님 그리고 문화사역 활성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21세기포럼 임현모 장로님께서 토브의 고문으로 동역해 주고 계십니다. Q. 부울경 지역을 벗어나 전국으로 확대된다고 들었습니다. A. (목지수 총무)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지지해 주셨습니다. 지난 7월 9일에는 제1차 전국 문화기획자 모임을 부산 해운대에서 1박 2일의 워크숍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15명의 기독교 문화기획자들은 토브의 설립취지와 사업계획에 동의하며, 기독교 문화사역의 발전을 위해 함께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또 향후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과 정보 교류의 끈을 놓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날 참석한 한국찬양사역자협회 회장 송정미 사모님은 토브 창립을 축하하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Q. 토브가 펼칠 주요 활동들은 무엇입니까? A. (심도성 기획위원장) 주요 사업으로는 첫째, 국내 모든 기독교 축제, 공연, 문화콘텐츠 등을 한눈에 보고 참여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tov.or.kr)를 구축 중입니다. 둘째, 전국 기독교 문화사역자들의 정보교류를 위한 정기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셋째, 언택트 시대에 맞춘 국내 기독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수준 높은 공연 문화 선도와 활발한 문화콘텐츠 교류를 통한 지역편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향후 각종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가로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Q. 토브가 가진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김은숙 부대표) 토브는 문화사역자들의 네트워크 및 기독교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문화사역자들이 모였지만, 각 개인 혹은 팀이 하는 사역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획자들이 실무를 맡아 조율하고 개발 및 기획을 담당하도록 문화기획자들이 임원을 맡게 되었습니다. 사역자 및 단체의 원활한 사역을 위해 서포트 하겠습니다. Q. 8월과 9월에 열릴 행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목지수 총무) 8월 23일 부산 동래구 스페이스움에서 ‘네트워크 파티’를 개최합니다. 부산, 울산, 경남의 기독교 문화사역자 네트워크 모임을 갖고 부산지역의 문화사역 활성화 방안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또한 9월 1일에는 ‘문화네트워크 토브’의 출범을 알리는 공식 행사로 ‘토브 런칭콘서트’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날 행사 역시 스페이스움에서 개최되며 기독음악인들의 축하공연 시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JTBC 펜텀싱어에 출연한 바리톤 김지원과 바이올리니스트 백재진 교수, 클라리넷 연주자 이상엽, 오보에 연주자 이익현, 해금 연주자 나리, 워십팀 팀룩 등이 출연해 축하의 열기를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9월 1일부터 7일까지는 같은 장소에서 부산기독미술협회의 작품 전시회가 열립니다. 작품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문화네트워크 토브’의 기독문화사업 운영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Q.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A. (심도성 기획위원장) 이번 행사는 기독 문화사역자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 신청을 통해서만 참석이 가능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참석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쉽습니다. 여건상 참석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행사와 관련해서는 행사담당자(010-4945-6470)에게 문의하면 됩니다. Q. 앞으로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이정석 대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치는 크리스천들이 많습니다. 다만 루트가 없어 중도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유튜브를 통해 문화사역을 하는 20대 청년들을 비롯해 숨은 재야의 고수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발굴하고 연대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역자들의 우산이 되어 주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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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이웃을 거부하는 제국의 신들인가?

월터 브루그만의 《하나님, 이웃, 제국》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공동선 창조 교양 있는 그리스도인의 서재에 한 권쯤 꽂혀 있을 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기독교명저 100선에 오른 《예언자적 상상력》의 저자 월터 브루그만의 풀러신학교 초청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평생 성경본문을 붙들고 씨름한 저명한 노 성서학자이자 설교가인 저자의 신학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무한경쟁의 소비사회에서 번영신학에 물든 현대 그리스도인에게 고대 중동사막의 먼지바람 속에서 외치는 예언자들의 거친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예언자적 상상력에서 시적 상상력과 애통의 파토스로, 무감각한 이 세대에 희망을 선포한 그는, 이 책에서 신실한 하나님과 관계맺음으로 구약을 관통하는 정의, 은혜, 율법이 어떻게 하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현 시대를 향한 예언자의 예리한 통찰이 녹아있다. ◈ 저자소개 ∥월터 브루그만 Walter Brueggemann: 1933년 미국에서 출생, 엘머스트대학을 졸업하고 에덴신학교와 유니언신학교에서 신학박사, 세인트루이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세계적인 구약신학자이자, 탁월한 설교가. 에덴신학교와 컬럼비아신학교에서 구약을 가르쳤고, 지금은 은퇴하여 명예교수로 활발한 언론활동과 반 바로협회를 통해 미국사회에 만연한 소비주의문화에 저항하는 기독교사회운동에도 열심인 행동하는 지성이다. 성서유니온 간 / 2020. 4.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하나님 편에 서라》 / 짐 월리스 지음 / IVP 《칼뱅과 공공선》 / 송요원 / 2020 / IVP 《공공선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컨맨 웡, 스콧 래 공저 / 2020 / 아비서원 이웃을 거부하는 제국의 신들인가? 해방과 언약의 하나님인가?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끊임없이 들으라, 지키라“이웃을 거부하는 제국의 신들인가, 해방과 언약의 하나님인가? 우리는 그들의 추종자요 착취와 상품화 이데올로기의 하수인인가 아니면 이웃의 위상을 복원하는 하나님께 속한 자유인인가?” 김길구 무례한 기독교란 말들이 이 땅에 회자될 때 시작한 본 시리즈 ‘기독교교양읽기’의 코너 이름을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기독교인문학으로 바꿨습니다. 오늘은 예고한대로 월터 브루그만의 「하나님, 이웃, 제국」입니다. 읽으신 소감이 어땠어요?김형기 저자가 33년생이니 올해로 87살이 되었네요. 그 연세에 여전히 거인다운 풍모를 잃지 않아 좋았습니다. 그러나 평신도들이 접하기에는 이 책이 다소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김현호 풀러신학교에서 행한 브루그만을 위한 맞춤형 초청강연의 주제라 그럴 거예요. 요즘처럼 강단에서 거시담론이 사라진 때에, 모래바람 이는 고대 중동지역의 광야에서 들음직한 말씀의 생생함이 있잖아요.김형기 브루그만의 매력은 고대 중동을 연구하면서 그 말씀의 적용을 화석화된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21세기 현재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의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적 대안을 모색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 뒤에도 반 바로협회란 조직에서 기독운동체로서 사회적 액션(social action)을 쉬지 않는 노익장이죠. 대표작 《예언자적 상상력》김길구 브루그만 하면 떠오르는 것이 1978년 출판되어 크리스천 투데이에서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기독교도서 100선에 오른 대표작 「예언자적 상상력」일 것입니다. 이 책은 이례적으로 2000년 개정판을 내어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반영했는데, 우선 이 책부터 얘기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김형기 저자는 미국의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교회가 순응하게 된 원인을 성서의 예언자 신앙전통을 저버린 결과로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려면 지배문화의 의식과 인식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의식을 끌어내고 키우고 발전시키는 예언자적 목회를 제안했는데 그 대안의식이 바로 예언자적 상상력의 롤 모델로 모세의 대항공동체와 특히 예언자 예레미야 등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김현호 이 이유가 근원적 비판을 넘어 창조적인 희망을 선포하였기 때문이예요. 그 희망의 정점에 예수의 십자가가 있다는 것입니다.김길구 ‘예언자적 상상력?’ 브루그만 다운 표현입니다. 예수 사역의 핵심은 기존질서의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절망의 세상 속에서 온전히 이루시는 새로운 하나님나라의 희망으로 오늘의 주제인 「하나님, 이웃, 제국」도 이 책의 예언자적 상상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정의, 은혜, 율법김형기 브루크만은 이 책에서 정의, 은혜, 율법이라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논쟁적 주제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정의는 애굽의 바로와 같이 위로부터의 제국의 왕으로 상징되는 정의와, 모세와 같이 통제와 독점, 폭력에 맞서 하나님의 결단과 인간의 행함이 연대하는 이웃을 향한 해방공동체인 아래로부터의 정의가 있는데 물론 브루그만은 후자를 참 정의라고 주장합니다.김현호 은혜에 있어서도 당시 고대 중동의 만연한 인과응보의 ‘공통신학’처럼. 순종하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심판을 받는다는 가혹한 언약을 넘어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신 사랑의 은혜의 윤리가 사회적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였다는 것입니다.김길구 이런 점은 구약의 율법에 있어서도 드러나는데 제국의 법은 절대적이라 고칠 수 없고, 철회할 수 없으나, 야웨의 법은 자신이 세운 법마저도 긍휼과 환대라는 회복적 정의로 법을 너머서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을 향해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율법이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순간 이웃의 외침에 귀기우려야 하며, 그들과 함께하라는 것입니다. 그의 신학적 급진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김현호 저자는 분배의 맥락에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안전과 존엄과 행복을 누리며 살도록 보장한다는 뜻으로 정의justice를 정의하면서 “공동선은 사라지고 마거릿 대처가 촉발한 공동체 해체는 점점 만연해지며, 민영화라는 전염병이 우리 주위에 창궐한다”며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시킴으로 한계에 이른 신자유주의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김형기 우리사회도 이런 극심한 소득의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의 양극화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저명한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도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정의란, 한 사회에서 구성원 전체가 기본재화인 의료, 교육, 주거 등에 소외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번쯤 오늘 우리사회의 문제를 성찰해 봐야겠지요. 행동하는 그리스도인김길구 지금도 방송과 반바로협회 활동 등을 통하여 미국사회의 소비문화에 대하여 예언자적 상상력을 가지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기독교대항운동을 펼치는 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의 불평등과 우리나라의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 일갈한다면 어떤 주장을 할까 궁금합니다. 아마 싱가포르처럼 고세율정책이나, 토지공개념개념 같은 주장을 펼칠지 모르겠네요? 김형기 재미있는 것은 그의 책 예언자적 상상력의 실천 후기편에 “예언자적 상상력”을 한낯 “멋진 생각”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예언적 상상력은 애통과 희망이 지배문화의 굴레를 깨뜨린다는 확신을 지닌 참된 신앙인들이 행하는 구체적인 실천이다”이라고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김현호 그러한 사례로 도시가정상담목회, 음식과 숙박을 제공하면서 예배와 돌봄을 함께 베푸는 교회, 지미카터의 퇴임 후 사랑의 집짓기운동 등의 여러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여 한 때 많은 목회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그의 상상력이, 성장이 멈춰버린 한국교계의 사역자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김길구 마지막으로 각자가 느낀 인상적이었던 대목들을 소개해 주시죠? 저는 서론에 있는 “구약성경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제국의 한 가운데서 옛 이스라엘을 위한 ‘대항 텍스트’countertext가 되었다”란 대목인데, 신앙적 고민 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경쟁을 부추기며 이웃을 배제하는 우리의 소비문화와 구약을 단지 물질적 축복의 책으로 호도하는 요즘 세태에 경종을 주는 대목 같아 좋았습니다.김현호 혐오와 배제가 일상화된 우리를 돌아볼 때 “이제 구약 저 너머를 바라보자 우리는 교회가 베드로의 환상체험과 바울의 증언에 자극받아 이방인들을 향해 과감히 문을 연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가 스스로를 ‘타자화’othering한 가장 극적인 사례다”라는 대목인데 좀 더 열린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김형기 저는 “이스라엘에서 율법은 곧 대화다. 은혜와 정의의 하나님이 사람과 나누시는 대화다. 이 대화가 이끌어 내는 순종에는 청신함과 기쁨과 자유가 충만하게 깃든다”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요. 율법을 굴레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죠. 김길구 장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장마철에 무거운 얘기로 독서를 하신다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학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구약의 본문이 성큼 우리에게 살아있는 말씀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음 호에는 여름 휴가철이라 여러분들의 독서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문학평론가이신 남송우 前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모시고 2회에 걸쳐 고진아 시인의 시세계를 중심으로 기독교시의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기독교교양읽기] ‘문화돌봄’은 교회의 소명이자 임무

‘문화전쟁’을 넘어 ‘문화돌봄’으로 마코토 후지무라의 컬처 케어(CULTURE CARE) 미국에서도 예술가들은 춥고, 배고픈 모양이다. 예술가는 어떻게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가? 어떻게 가족을 부양하면서 후세에 남을 영혼이 깃든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저명한 크리스천 아티스트인 저자의 답이 이 책에 담겨있다. 예술가에게만 미루지 말고 함께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화는 전쟁이 아닌 가꾸어야 할 정원으로 창조적 자본을 가진 예술가그룹과 사회적 자본을 가진 목사 혹은 교회공동체 그룹, 물질적 자본을 가진 후원그룹 간의 협력을 통한 ‘문화돌봄운동’으로 시스템을 만들면, 시류와 무관하게 영혼을 울리는 걸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전히 하나님은 창의력과 아름다움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 마토코후지무라는 1960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나, 버크넬대학을 졸업하고 도쿄 예술대학에서 국비로 일본의 고전예술 양식인 니혼가(Nihonga) 기법을 연구하여 M.F.A.(예술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도쿄 현대미술관이 작품을 구입한 최연소 작가로 그의 나이 31살 때였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교회 장로인 그는 저명한 예술가로 왕성히 활약하고 있으며, 1990년 국제예술운동을 설립하여 ‘신앙과 예술의 조화, 문화의 영혼을 돌보는 일’에 열심이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국립예술위원회의 대통령 임명직으로 정부의 예술정책을 자문한 바 있으며, 현재는 풀러 신학교에서 예배, 신학, 예술을 위한 브렘센터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Refraction》, 《Silence and Beauty》 등이 있다. I.V.P, 2020.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을 기독 서적들 《예술과 영혼》 힐러리 브렌드, 아드리엔느 채플린 공저 / IVP 《르네상스-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복음의 능력》 , 오스 기니스 지음 / 복있는 사람 / ‘문화돌봄’은 교회의 소명이자 임무 -함께 상생의 생태계 만들어 가야-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문화는 가꿔야 할 정원 “문화는 쟁취하거나 빼앗기는 영토가 아니라 우리가 돌보아 관리하도록 부름받은 자원이다. 문화는 가꾸어야 할 정원이다.” 일상의 미를 찾아서‥ 김길구 예고는 했는데 코로나19 특집으로 미뤄진 이 책을 읽고 목사님은 격찬을 하셨는데‥ 김형기 제가 여생을 문화목회를 지향하고 있지 않습니까? 막연했던 문화운동의 솔루션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서죠. 이론뿐 아니라 실제를 겸비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체로 구입하여 문화계 동역자들과 독회도 가졌는데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어요. 김현호 이 책은 저자가 관여하는 국제예술운동, 후지무라연구소, 풀러신학교 브렘 센터가 추진 중인 일종의 기독교문화 활성화 방안 프로젝트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길구 저자는 30여 년 전인 신혼의 무명작가 시절 생활이 궁해 한 푼이 아쉬울 때 그의 아내가 꽃 한 다발을 사 오자 “먹을 것도 없는데 어떻게 꽃 살 생각을 할 수 있”냐며 화를 낸 기억과 “우리의 영혼을 먹이는 것도 필요해”라는 아내의 대꾸에 충격을 받았던 회고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김형기 정작 예술가로서 영혼을 가꾸고 보살펴야 할 저자가 생활고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잊고 메마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얘긴데 저자는 지금은 성공했지만, 평범한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겪고 있는 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아닐까요? 김현호 해마다 발표되는 직업별 연봉 순위를 보더라도 제값 못하는 국회의원이 연속 부동의 1위인데,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4~500위권으로 생활고에 찌들어 살아요. 소득이 월 200만 원이 채 안 되더군요. 요즘 같으면 더 어렵겠지요? 문화의 영혼을 굶주리게 하는 것 김길구 책을 보면서 문득 미국의 풍자 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글이 생각났어요. ‘부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싶다면 예술을 하라, 예술은 생계의 수단이 아니다. 예술은 삶을 견딜만하게 만들고, 영혼을 성장하게 만드는 인간적인 방법이다. 결과물이 한심해도 괜찮다,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보상이다.’ 인간은 왜 예술을 할까요? 창조의 본능? 김현호 진부한 답변일지 몰라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를 인간에게 다스리라고 하셨는데 이 말의 의미 속에는 돌봄(care)이라는 뜻도 있어요. 아담은 첫 사역으로 피조물에 이름을 붙이며 창조성을 발휘합니다. 일종의 문화명령을 수행한 것이죠. 이런 능력은 하나님을 닮은 인간의 본성으로 봐야지요. 김형기 예술가들은 자신의 재능으로 가슴 속에 꿈틀대는 무언가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세상과 소통하려고 해요. 그것이 선한 영향력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위험성도 안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에겐 영적분별력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움을 회복해야 김길구 교회는 진리의 구조를 지켜왔지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에서 성령과의 접촉점을 대체적으로 잃었다는 지적이 매섭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김형기 한 때 서양의 역사와 문화의 기준은 하나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오늘의 교회는 아름다움의 창조자를 만나는 곳이 아니예요. 현대 기독교는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렸습니다. 김현호 그런 연유로 전문예술인들이 음악같은 몇몇 장르를 제외하고는 약화된 게 사실이지요. 따라서 기독예술인들이 입지가 좁아졌지요. 김길구 그런 예술가들의 역할에 대해서 저자는 ‘메악스타파’mearcstapa라는 생소한 고대 영어의 개념을 들었는데 ‘경계를 걷는 사람’, ‘경계스토커’를 뜻하는 이 단어는 자신이 속한 무리의 가장자리에 살면서 다른 부족과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소통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저자는 예술가들의 사회와 교회와의 가교 역할과 분열된 문화를 위한 소망과 화해의 전달자 역할을 기대해서겠지요? 김현호 주변부를 오가며 타자에게 열려 있는 예술인으로 미국이 사랑하는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예로 들었는데 둘 다 기성교회에 적응을 못해 주변부로 밀려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비인간화된 사회의 도래를 예견하고 이에 맞서 고군분투하며 지금도 세상에 말을 걸며 큰 울림을 주고 있다며, 교회는 세속문화에 대해 닫아건 문을 열고 세상과 더 깊은 소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육성하여 기독교문화의 지경을 넓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화돌봄, 영혼돌봄 김길구 저자는 그런 잠재력을 가진 문화의 영혼이 계속 굶주리거나 지나친 상업화와 유용성에 매몰되어 오염된 문화의 토양을 돌보고 가꾸기 위하여 문화돌봄(culture care)을 제시합니다. 김형기 이 말을 ‘우리 문화의 영혼을 위한 돌봄’이라고 풀어서 정의했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아름다움을 상실하고 황폐해진 문화를 회복시킬 의무가 있다며 이 문화돌봄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김현호 이 운동이 성공하려면 창조적 자본인 예술가들이 먹고사는 일에만 몰두치 않고 창작활동에 집중하고. 사회적 자본을 가진 목사나 공동체 조직가들은 예술가가 온전함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도록 문화환경을 조성하며, 물질적 자본을 가진 이들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3가지 자본 유형의 핵심 그룹 구축이 필요한데, 다가 어려우면 2가지만이라도 만들라며 예술가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실제적인 조언이지요. 돌봄의 사례들 김길구 이 책의 결론은 어떻게 우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문화돌봄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느냐?는 문제인데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무명시절 자신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7~8명의 평범한 고객들에게 매월 100달러씩 후원을 받고, 연말에 작업실을 방문토록 하여 자신의 작품을 한 점 가져가게 하는 방법이었는데 일시불로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작품을 구입하기는 어려워도 분납식 후원방식으로 효과를 보았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현호 저의 교회 얘기를 해보죠. 문화회관 같은 공공기관의 상주단체와 같은 개념인데요 전문연극팀을 선정하여 연습장소와 일정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연극단은 연중 몇 회의 의무공연을 하게 하는 방법인데요, 주로 부활절이나 성탄절 등의 절기에 공연을 합니다. 수준 높은 공연으로 교인들도 매우 좋아해요. 열악한 기독예술인들의 고충을 덜어주면서 은혜로운 공연도 감상할 수 있어 좋잖아요. 김형기 문화목회를 추구하는 저의 교회에는 아예 상설전시실을 마련하여 지역 기독예술가들의 작품을 순회전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배도 드리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교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덕분에 기독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요. 김길구 이 책 말미에는 꼼꼼하게 17페이지에 달하는 토론가아드가 수록되어있어서 각 장마다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이 가능토록 편집되어 있어 전문 예술인과 젊은이들의 교재로 활용해도 좋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저명한 성경신학자이자 구약성경 해석의 권위자인 월터 브루그만의 저서로 그의 신학을 요약한 《하나님, 이웃, 제국》-God, Neighbor, Empire- 성서유니온 편을 다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기독교교양읽기] 겸손하게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인정하되

작년 말부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전 세계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월 30일 대유행병(pandemic)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위세는 대단하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대재앙 앞에 이와 관련한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예배마저 중단했던 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기독교출판사에 종사하면서 폭넓게 독자와 소통하고 있는 저자는 발 빠르게 70쪽의 소책자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지침서를 출간했다. 수록내용은 코로나19 왜 문제인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기독의 시각과 재난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적용할 묵상자료 있는 생활지침서이다. ◈ 저자소개 ∥황을호: 서울대학교, 대학원(교육학 박사), 유니세프 컨설턴트를 역임했으며, ‘생명의 말씀사’에서 40년 가까이 번역과 출판기획 총괄업무를 맡고 있다. 그 외 서울신학대학교 겸임교수 등의 활동으로 미래세대의 교육과 더불어 국내외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을 위한 성경강연에도 열심이다. 역서로는 존 스토트의 《기독교기본진리》, 존 맥아더의 《주인 없는 복음》, J.P. 모어랜드의 《과학, 과학주의, 그리고 기독교》 등 40여 종이 있다. 생명의 말씀사 간 / 2020.3. / 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 / 존 레녹스 저 / 2020 /아바서원 《재난과 교회》 / 박경수 外 편저 / 2020 /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 / 이상규 外 편저 / 2020 / 도서출판 다함 겸손하게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인정하되 인간의 지혜를 존중하고 그리스도인의 사랑으로 극복해야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위기를 기회로 “팬데믹이 닥쳤을 때, 자신의 안전을 추구하여 도피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부름을 받은 자이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되, 특별히 어려운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나눠야 한다.” 김길구 세계는 지금 코로나19로 패닉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교회를 한시적으로 폐쇄하는 경험한 교계 역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의 소감을 들어보죠. 김형기 살다 살다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충격적이라는 말밖에는‥ 김현호 인류 역사를 훑어봐도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김길구 흔치는 않아도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이런 재난 앞에서 인간은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나 봐요? 어느 시대나 재난은 있다 김현호 책에도 언급된 세계10대 팬데믹을 보면, 2세기경 천연두나 홍역으로, 500여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안토니우스 역명, 6세기 유럽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죽은 페스트, 14세기의 7,500만 명에서 2억명에 이르는 페스트, 19세기의 3차 콜레라와 러시아독감, 스페인독감, 1960년대 홍콩인플루엔자와 3,600여명의 2000~2012년의 에이즈 팬데믹이 있었어요. 김형기 5월4 현재 우리나라는 10,801명에 확진에 252명 사망, 세계는 356만명 확진에 25만명 사망입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우리나라는 안정을 찾고 있으나, 세계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 언제 끝날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길구 기독교 출판계도 이례적으로 이에 관한 출간이 활발하죠? 작년 12월에 시작하여 5개월도 채 안 됐는데, 오늘 다룰 ‘생명의 말씀사’에서 황필호의 《COVID-19 대유행병과 기독교》를 시작으로 관련 책이 파악된 것만 4권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순발력을 보였다. 김현호 이 책은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역대급 팬더믹의 사례와 의미, 당시 종교개혁자들의 대응과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대하여 알기 쉽게 안내한 지침서이고, 옥스퍼드 교수로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긴스 등 무신론자와의 공개토론으로 유명한 복음주의자 존 레녹스의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는 12개국에서 출간되었는데, 이번 사태를 지적, 감정적, 영적으로 조명한 책입니다. 복음주의권인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규와 고신대, 백색대 등이 필진으로 참여한 《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가 있는데, 루터, 쯔빙그리, 칼빈 등의 팬데믹에 관한 신학적 입장과 교훈과 위로 등을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김형기 13명의 장신대 교수진이 참여하여 신학과 목회학의 관점에서 집필한 《재난과 교회》라 책도 눈길을 끕니다. 코로나19 이후의 분석 등 필진 수만큼 다양한 관점이 이 책의 강점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의 견해 김길구 그럼 오늘의 토론은 4권의 책들을 다 함께 다뤄보죠.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인류의 역사 구분을 기존의 B.C와 A.D가 아닌 B.C와 A.C(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눠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전 영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김형기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해도 변화는 불가피하겠죠. 중세 유럽의 예를 봐도 페스트 창궐로 성직자들이 많이 죽자 수준 미달의 성직자들이 양산되어 종교개혁의 빌미를 주었다는 예에서 보듯 이번 사태의 충격파도 대단할 거예요. 김현호 우선 대처를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는데요, 기존의 선진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봐요.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해 호평을 받은 우리나라는 총선 결과에도 영향을 줘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탄생시켰지요. 김길구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현 좌파정권타도라는 프레임으로 대통령탄핵까지 몰고 가려던 전광훈×사를 비롯한 일부 극우파들과 이를 동조 또는 방조한 교계의 지도자들의 행보는 그동안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봅니다.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를 잠정폐쇄하는 경험까지 하게 되었었는데‥ 재난을 대하는 인간의 반응은? 김현호 악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라는 인과응보론이 있는가 하면, 제한적인 인간이 하나님의 깊은 뜻을 다 헤아릴 수 없다는 입장과 고통을 통한 하나님의 교육과 연단이라는 입장이 있는데, 어느 한쪽만을 부각하기보다는 이런 요소들이 버무러져 있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 아닐까요? 김형기 ‘하나님은 왜 이런 재난을 허용하실까?’란 문제를 다루는 게 신정론(神正論)인데 백충현교수가 언급한 다니엘 밀리오리의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에 보면 그 외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문시하여 항의도 하고, 하나님의 전능성을 제한하는 과정신학의 입장도 있고요, 고난을 통해 인간이 성숙한 존재로 성장토록 돕는다는 견해와 고통의 구조에 맞서 사회개혁을 주창하는 해방신학 등 다양한 입장이 있어요. 김길구 존 레녹스 책을 빼곤 팬더믹에 대한 종교개혁자들이 경험을 싣고 있는데 그 시기가 인류 역사상 가장 극심했던 14-17세기 유럽을 죽음의 공포가 몰아쳤던 흑사병대유행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지요? 김형기 츠빙글리는 1519년 당시 7,000명의 인구를 가진 취리히에서 목회를 하다 흑사병으로 2,000여 명이 죽는 현장에서 자녀를 잃고 본인도 감염되어, 2달 만에 회복되었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지금이라도 부르신다면 순종하겠다’는 감사의 시를 썼고요. 루터는 비텐베르크에 머물 때 즉시 인근도시로 피하라는 명령을 거절하고 양 떼를 돌보기 위하여 그곳에 머물면서 요즘 말로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는데 그 이유는 ‘나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임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 목회자로서 현장을 지키며 소임을 다했습니다. 김현호 칼뱅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 흑사병으로 어머니를 여의었고, 파리 유학도 고향에 들이닥친 흑사병 때문이었죠. 이런 트라우마를 가졌던 칼뱅은 창궐한 전염병의 현장에서 ‘목회자가 목회 사역을 감당하는 한 감염의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임무를 저버릴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지옥 같았던 중국 우환에서 한국선교사가 귀국 전세기를 포기하고 현장을 지킨 예도 있습니다. 김길구 칼뱅을 계승하여 41년간 제네바를 지키며 제네바 종교개혁과 개혁교회 유산의 확립자라는 칭송을 받는 베자는 경건과 사랑이라는 의무를 성취하는 한 흑사병을 위해 현장을 “빨리 달아나고, 멀리 달아나고. 늦게 돌아오라” 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일부이긴 하지만 ‘종교적 자유’를 예배를 강행하여 사회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세계가 초연결 사회로 얽혀있는 지구촌시대에 그러한 무지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행태인지를 우리는 중국 우환이나 신천지의 예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김현호 우리 안에서는 교회 내적인 문제라 생각했겠지만 밖에서 볼 때는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 존재라는 곱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봅니다. 김형기 안교성 교수도 지적했듯 초대교회 당시 기독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도 있지만 전염병 속에서도 희생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여 ‘던지는 자’-무릅쓰는 자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김길구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지금까지는 K-방역으로 코로나19 모범국이라는 칭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치고 다음단계인 생활방역으로 새롭게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김현호 K-방역의 성공 요인이 투명성과 열린 소통, 민관협치의 결과라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취가 무산되지 않도록 끝까지 교계의 협조가 요청됩니다. 아울러 생명존중과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김형기 현재 증가 중인 키오스크, 배달, e커머스의 문화확대가 코로나19 이후에는 급격히 늘어 사람 없고, 대화 없는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교회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김길구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은 코로나19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생활의 거리두기」를 성공적으로 실천해서 하루속히 정상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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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상은 목회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돈과 신앙 사이에서의 갈등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강동헌 감독의 <기도하는 남자>는 개척교회 목회자의 금전적 어려움과 이에 따른 파격적인 상상과 행동을 보여주는 바람에 화제를 모은 영화다. 금년 2월에는 극장 개봉에 성공했지만 1,661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친 것은 당초 기대에 어긋난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한국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노출되었던 까닭에 적은 관객이 본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 다만 6월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재조명 받으며 개척교회 목회자의 현실을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었던 것은 그나마 의미 있었던 일이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기독교 영화로서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든지 아니면 일반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대중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왜냐하면 기독교 영화 같으면서도 뭔가 아닌 것 같고, 일반 영화라 하기에는 교회를 배경으로 목회자의 신앙관이 영화의 줄기를 형성하는 까닭에 기독교인이 봐야 하는 영화처럼 느껴져서 교회와 세상 가운데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아리송하기만 한 까닭이다. 기독교 영화라면 어떤 갈등 속에서도 궁극적으로는 기독교의 가치관이 드러나야 하지만 이 영화는 갈수록 우리가 목회자에게 기대하는 신앙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쪽으로 가는 바람에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적 관점을 제기하여 회개와 회복을 촉구했던 신연식 감독의 <로마서 8:37>과 같은 부류의 영화에 속하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기도하는 남자>는 장모의 수술비를 마련하려는 목적이지만 돈에 집착한 개척교회 목회자가 일으킨 파국과 왜곡된 욕망을 그린 일반 영화로 볼 수 밖에 없다. 즉 이 영화는 목사 대신 다른 어떤 종류의 직업에 속한 사람을 대입해도 비숫한 그림이 나올 수 있는 영화란 사실이다. 태욱(박혁권)은 주일 예배 출석 성도가 5명에 불과한 개척교회 목사다. 하나님이 주시는 시련을 기도로 감당하며 하루 하루 견뎌내지만 밀린 월세에다 장모(남기애)의 간이식 수술비용이 당장 필요한 현실은 그를 대리운전 기사로 내몰았다. 5천만 원에 이르는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밤새 대리운전을 하고 교회에 와서 잠깐 눈을 붙이는 생활을 반복한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내 정인(류현경) 또한 어떻게든 자신의 간을 어머니께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지만 5천만 원은 고사하고 당장 2백만 원이 드는 검사비가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여기까지는 드라마의 전개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독교 영화 쪽으로 방향을 돌려 개척교회 목회자가 겪을 수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의 현실을 조망하고 신앙과의 갈등을 묘사하며 이것이 자신의 신앙을 성장시키고 목회철학을 새롭게 정립하는 방향으로 설정된다면 훌륭한 기독교 영화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기독교와 목회에 대한 이해의 부족 강동헌 감독은 두 가지의 치명적인 부족함을 안고 있다. 하나는 기독교 신앙 및 교회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없는 점이다. 그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어릴 때 여름성경학교에 몇 번 가본 게 교회 경험의 전부임을 밝혔고, 다만 영화감독의 삶이 개척교회 목사의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대형교회가 아닌 개척교회 목회자와 영화감독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만을 갖고 돈에 대한 유혹과 갈등을 다루었던 셈이다. 그래도 영화에 나타난 개척교회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신앙의 정황에 대한 이해는 신학대학 출신의 제작부장의 도움을 받았음을 언급했다. 이것은 개척교회 목회자라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돈과 신앙 사이의 갈등을 목회에 대한 소명 가운데서 깊이 다루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하고 마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한 가지의 부족함은 처음 장편영화를 제작하는 데서 오는 창작에 대한 부담감이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의 가치를 비켜가게 만들었다. 누구든지 처음 극장용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관객들이 많이 찾는 영화를 만들어서 대중성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한편으로 영화의 메시지나 완결성에서 비평가로부터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에 작품에 대한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이때 초보 감독이 저지르는 실수는 여기저기 여러 영화의 인상 깊은 장면이나 이야기를 가져다 뒤섞는 일이다. <기도하는 남자>의 전반부는 이미 전윤수 감독의 <베사메무초>(2001)에서 본듯한 장면들이 전개되었다.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을 날리게 될 처지가 된 남편(전광열)은 개인 투자자의 아내로부터 성적 유혹을 받는 한편, 1억을 빌리는 조건으로 아내(이미숙)는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대학 선배로부터 잠자리를 요구받았었다. 아이들이 줄줄이 있는 가정에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가정의 부부라면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음이 분명하다. <기도하는 남자>의 감독은 5천만 원을 구하기 위해 성적 유혹을 받는 대상을 목사의 아내로 설정한 대신 목사는 유혹을 넘어 범죄를 도모하는 악인의 캐릭터로 자신만의 영화적 독창성을 구현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돈 때문에 성직자가 얼마나 야비하고 비인간적인 범죄자로 변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이전의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돈과 성에 사로잡힌 목회자의 정체성 <기도하는 남자>의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태욱이 대리운전을 하다 술 취한 커플을 태우게 되는데 그들이 다름 아닌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신학교 후배와 그의 내연녀였던 것. 아버지로부터 대형교회를 물려받은 후배 목사 동현은 태욱을 알아보고 애들 과자라도 사주라며 돈을 더 얹어주지만 손과 달리 입은 신학교 때 잘나가고 존경스러웠던 선배가 겨우 개척교회나 하면서 대리운전이나 하고 있느냐는 모멸감 섞인 말을 내뱉는 바람에 태욱은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륜의 현장을 들킨 동현은 거액의 현금을 제안하고 태욱은 상한 자존감과 장모의 수술비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멋을 부린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태욱은 캠코더로 동현의 불륜현장을 담아 장모 수술비에 필요한 5천만 원과 맞바꾸려다 동현이 고용한 일당들에게 납치되어 얻어맞고는 속옷 차림으로 인적이 드문 길에 버려진다. 태욱은 나중에 동현에게 자신이 당했던 방식 그대로 되돌려주는 한편으로 지금까지 문제의 발단이 된 장모를 청부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실행 직전까지 가게 된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줄거리나 내용을 미리 알려주는 행위를 스포일러( spoiler)라 한다. 스포일러는 무단 복제 만큼이나 영화의 세계에서는 금지된 사항이다. 영화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서 관람을 회피하게 만드는 까닭에 예비관객이나 제작자에게 손해를 입힐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스포일러는 오히려 한국의 기독교인과 목회자들에게 어떤 영화인지를 보고 싶게 만드는 역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개척교회 목사로서 숨기고 살았던 감정을 토해내는 한편으로 못마땅한 일이 많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화를 내지도 못한 채 억지 웃음을 지으며 살았던 평소 볼 수 없었던 목회자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목사를 바라보는 두 가지 방식 기독교 영화도 아니고 작품성 높은 세상 영화도 아닌데 굳이 <기도하는 남자>에 대한 글을 지면에 실은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는 영화 속의 목회자들의 이미지는 세상이 기독교 성직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사회의 믿음을 져버리고 방역을 소홀히 여기다 확진자를 배출시킨 몇몇 교회와 목회자의 모습이 영화 중간중간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현실의 바탕을 둔 상상력이며, 영화적 상상력은 개연성, 즉 그럴듯하다고 여겨질 때 관객의 이해를 기대할 수 있다. 즉 <기도하는 남자>에 등장한 두 목회자의 이미지는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이라는 바탕 위에서 창작된 인물이다. 이때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목사는 부자교회의 목사와 가난한 교회의 목사로 양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부자교회 목사는 아버지를 잘 만난 덕에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지만, 가난한 교회의 목사는 아무리 애를 써도 남의 차를 운전하는 대리기사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 생각한다. 마치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큰 결점인 양극화 현상을 교회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사실은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는 큰 교회 목사와 작은 교회 목사 모두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는 점이다. 대형교회 목사 동현은 성적으로 타락했고 개척교회 목사 태욱은 돈 때문에 범죄 저지르기를 서슴지 않는다. 동현은 선배 목사인 태욱에게 “나는 형을 동경했다”며 타락한 자신과 달리 이상적인 성직자가 한 사람쯤은 남아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영화 속 목회자는 세상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잘못된 목회자를 등장시킨 영화는 극장 밖을 나오면 잊어버릴 수나 있지만, 코로나 19의 전염지가 되어버린 교회와 세상의 걱정거리로 남은 목회자와 함께 살아야 하는 지금의 현실은 어쩌란 말인가! 한국교회는 과거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니 이웃에게 주님의 사랑을 말하며 전도하는 일이 앞으로 가능하기나 할까? 영화를 보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멸망을 앞에 둔 ‘소돔과 고모라’와 같다는 생각을 한 건 지나친 비약일까? 성경이 말하는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이유는 의인 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창18:32).

[영화] 영화 ‘반도’와 좀비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한국영화계를 살리는 좀비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가 개봉 일주일 만에 2백만 명의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가 전국을 휩쓴 이후로 2백만 명의 스코어를 기록한 영화는 <반도>가 처음이다. 평소 같았다면 여름방학용 특수를 노린 블록버스터 영화 정도로 여겨졌을 법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국영화계가 심각한 침체 상태를 겪고 있는 상황 가운데서 일어난 일이라 극장가는 심폐소생술이라도 받은 듯 영화산업의 회생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상반기 전체 관객 수가 지난해 대비 무려 70.3%나 감소한 데다 그나마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기 전 영화들이 거둔 성적이 대부분이라서 <반도>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면에서 한국의 극장가는 <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첫째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극장 내에서의 전염에 대한 관객의 두려움을 해소해줄 수 있는가에 일차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예방책으로 ‘밀집, 밀접, 밀폐’ 등 ‘3밀’ 환경을 피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상황에서 일반 영화관들은 바로 ‘3밀’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극장을 매개로 한 집단감염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 않지만 블록버스터 영화에 관객이 몰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도>는 앞으로 코로나 시대에도 천만 관객 동원이 가능한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스트리밍 서비스(OTT)로 몰려간 관객의 입맛을 극장으로 되돌릴 수 있는지 여부가 <반도>에 달려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만 갇혀 있던 영화 관객들을 위로한 것은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었다.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왓챠만 하더라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용 온라인 상영관을 개설하여 9천여 건의 유료결제 티켓을 판매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을 찾지 못한 영화제 관객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국제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들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관객들이 과연 코로나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극장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 여부가 <반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좀비와 액션의 결합체, ‘반도’ <반도>는 연상호 감독이 만든 <부산행>(2016)과 <서울역>(2016)에 이어 좀비를 소재로 삼은 세 번째 영화다. <부산행>이 1157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형 좀비라 일컬어지는 K-좀비를 탄생시킨 중심에 서 있다면, <서울역>은 애니메이션으로 <부산행>에 앞선 시점을 보여주는 프리퀄(Prequel)이 되고, <반도>는 <부산행>의 4년 뒤 모습을 보여주는 속편으로 시퀄(sequel)이 되는 셈이다. <반도>는 좀비의 세상으로 변한 서울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과 욕망을 담았다. 한반도가 좀비로 뒤덮이는 것을 피해서 홍콩으로 도피했던 정석(강동원)은 일행과 함께 달러가 잔뜩 들어있는 트럭을 회수하기 위해 서울에 잠입하게 된다. 그러나 정석 일행은 조직화 된 집단을 이루며 살아가는 631부대를 이끄는 서 대위(구교환)와 황중사(김민재) 일행과 부딪히게 되면서 좀비와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집단 양쪽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마침 두 딸의 어머니이자 좀비는 물론 야만적 생존자들과도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여전사 민정(이정현)의 가족들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반도>는 인간과 사회의 총체적 위기를 다룬 종말적 세상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좀비를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켰던 <부산행>과는 달리 <반도>는 강동원을 내세워 액션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점도 다르다. <반도>를 보며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다룬 이전 영화들인 <매드맥스-분노의 도로>(2015)나 <일라이>(2010)를 비롯한 많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할리우드가 만들어 낸 미래의 종말적 이미지로 부터 벗어나 독창적인 상상을 하기 보다는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안전한 장르의 특성에 기대는 모습이다. 이미 K-좀비를 통해 한국형 좀비영화의 특징을 세상에 보여준 만큼 이번에는 세계화를 겨냥하여 사람들이 예측 가능한 종말적 세상의 모습들을 그림으로써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세계인들을 이해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게 나타난다. <반도>가 개봉 전에 이미 185개국에 선판매되었고 개봉 당일 대만과 싱가폴,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좀비가 등장하는 액션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반영한 까닭이다. 코로나 시대와 닮은 좀비 영화 <반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웃을 수 있는 영화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좀비는 비슷한 면이 적지 않은 까닭에 관객의 현실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첫째는 좀비의 집단적 공격성과 빠르게 전파되는 특성은 코로나19의 전염력을 닮아 공포감을 현실화 시킨다. 한 두 명의 좀비가 아니라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7월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하루 23만 명을 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어느 영화나 좀비가 처음 물어뜯은 대상은 가족과 이웃들이다. 늘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좀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은 가슴 아픈 일인 동시에 극도의 공포심을 유발시킨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경로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위기의 상황에서 위로와 힘이 되어줄 존재가 언제든 가장 무서운 존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종말적 상황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둘째는 코로나19에 희생당하는 사람들과 권력자들의 면모는 좀비 영화에서처럼 극단적 대비를 이룬다. 넷플렉스를 통해 K-좀비 신드롬을 불러일킨 영화 <킹덤>시리즈에서 좀비가 된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인육을 먹다가 역병에 걸린 사람 가난한 양민들이다. 이들을 돌보고 이끌어야 할 권력자들은 도망을 가거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양민들을 사지로 내몰아 버린다. <킹덤>을 쓴 김은희 작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굶주림에 사체를 먹기 시작한 백성들을 이야기 전면에 세워 권력층의 부조리를 넘어 계급적 폐해를 그리는 데까지 나아갔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셋째는 좀비는 퇴치되지 못한 채 함께 생존해야 하는 코로나19의 현실과 닯았다. 코로나19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좀비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절망적인 모습으로 끝을 맺는 좀비 영화와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좀비 영화도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일은 없다. <반도>의 사람들은 좀비와 싸우거나 좀비를 피해 달아날 뿐이다. 그리스도인은 좀비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좀비는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를 형상화한 이미지란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현실 세계에서 좀비는 존재하지 않지만, 좀비같이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잔혹한 자본의 논리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좀비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이며, 돈에 눈이 먼 인간은 다른 인간들을 물어뜯고 자신처럼 돈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 한국 최초의 좀비 관련 석사학위 논문인 이희수의 ‘현대사회의 초상으로서의 좀비’에서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집착하고 돈을 끊임없이 소비함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란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뜯어 먹고,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 좀비에 비유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비인간적인 탐욕이 무서운 것은 영화 속 좀비처럼 그들의 속성을 지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전파시킨다는 점에 있다.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똑 같은 좀비가 되어 인육을 찾아 나선다. 전파와 감염이 주는 공포는 좀비가 은유하는 인간 탐욕의 결과가 결국에는 인간 세상을 파괴할 수 있다는 종말에 대한 이해로 발전시키고 있다. 좀비로 가득찬 세상을 향해 성경 말씀을 들려주는 일은 또 다른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좀비가 상징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탐욕과 소비 그리고 그 속에서 불안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을 돌보는 일에는 하나님의 말씀 외에 다른 대안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성경은 인간이 죄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으며 그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불안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음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종말적 상황을 다룬 영화 <일라이>(2010)에서처럼 성경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문명개화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먼저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하는 탐욕스런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성경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첫째 자족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갈 때 좀비 같은 행태로부터 멀어지는 비결이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4:11-12) 자족이란 개인의 만족만을 의미하는 것이 하니라 내 인생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의탁하는데서 오는 영적 위로를 동반한다. 둘째, 그리스도의 평안에 거하는 삶은 좀비가 판치는 세상으로부터 불안감을 불식시킨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영화 속에서 좀비는 어둠에 거하다가 빛과 소리에 공격적 반응을 보이며 언제 어디서든 부지불식간에 나타난다. 진리의 빛과 복음의 소리가 들리면 사정없이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무신론이 팽배한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일은 두려울 수 밖 없는 인생인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잃어버릴 때 나타나는 현상도 그것과 다르지 않다. 좀비로부터 도망다니거나 아니면 좀비가 될 수밖에 없는 영화 같은 세상에서의 참 평안과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찾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영화] 우리에게는 좋은 이웃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에서 복음을 전하는 법 교회와 매스미디어는 애증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매스미디어가 현실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복음전파를 위한 활용가치 또한 높지만, 아울러 기독교 신앙에 부합하는 면모를 보여 주고 있지는 못한다고 보는 시각을 갖고 있다. 오늘날 매스미디어는 상업주의에 물드는 바람에 선정성과 폭력성뿐만 아니라 미움과 복수가 사랑과 정의로 위장한 모습 등은 기독교의 가치관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까닭이다. 그렇다고 그리스도인들이 매스미디어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은 아니었다. 문화명령(창1:28)과 선교명령(마28:19-20)에 따라서 어떻게든 매스미디어 속으로 들어가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시도를 멈춘 적은 없었다. 때에 따라서는 기독교 방송과 같은 대안문화를 개발하는 한편으로 미디어비평과 시청자운동 그리고 훌륭한 기독교 신앙으로 무장한 그리스도인들을 매스미디어 세계 속으로 보내 제작의 영역에서도 변화를 도모하기를 쉬지 않았다. 세속적 사회에서 매스미디어를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는 공영방송에서 복음을 드러내는 일이다. 예를 들어 KBS와 같은 공영방송에서 목회자가 나와서 예수 믿고 구원받아야 한다는 전도성 발언을 내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종교의 자유가 헌법적으로 보장받고 있지만 다종교 사회에서 다른 종교와의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기 쉬운 까닭이다. 성탄절과 같은 기독교의 절기를 제외한다면 공영방송에서 기독교 신앙을 증거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을 설교하거나 가르치지 않고 단지 보여 주는 일이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대로 성령의 열매 9가지는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갈5:22)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 때 나타나는 결과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비기독교인들이라면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인간적 가치로 이해될 수 있다. 아무리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가진 시청자라도 TV에서 늘 마주하는 인물로부터 성령의 9가지 열매를 지켜볼 수 있다면 그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비록 그가 하나님이나 십자가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이 왜 좋은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톰 행크스 주연의 최신작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A Beautiful Day in the Neighborhood, 2019)는 미국의 공영방송 PBS의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프레드 로저스(Fred Rogers) 목사의 인간미 넘치는 삶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는 1968년부터 2001년까지 자신의 진행하는 TV쇼 <로저스 아저씨의 이웃>(Mister Roger's Neighborhood)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어린이들에게 음악과 인형극 그리고 놀이로 가르친 사람이었다. 로고스서원의 김기현 목사는 프레드 로저스 목사에 대해 “로저스 아저씨는 TV에서 한 번도 복음을 말한 적이 없었지만 한번도 복음을 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한 것은 정말 그에 대한 탁월한 설명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상담가 프레드 로저스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는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외부 시선을 통해 보여 주며, 그 외부인마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감동과 변화의 경험을 겪게 된다는 할리우드식 위인전의 형식을 갖고 있다. 에스콰이어 잡지사의 폭로기사 전문기자 로이드 보겔(매튜 리즈)은 회사로부터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로 유명한 프레드 로저스에 대한 취재지시를 받는다.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보겔은 냉소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이번에도 적용하려고 하지만 왠지 이 사람 만큼은 다른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친절한 이웃집 아저씨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현실의 로저스는 구분이 안 될 만큼 똑같은 모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인터뷰의 회수를 늘려갈 때마다 보겔은 로저스가 바라보는 세계관의 영향을 받으며 자신이 변화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기독교 문화관으로 보자면 좋은 영화는 선한 변화를 추구한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듯’(요2장) 문제의 인간이 온전한 삶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기독교의 가치가 반영된 영화의 특징이다.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 냉소적인 폭로전문기자 보겔은 어릴 적 가족을 두고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인물이다. 보겔의 아버지 제리(크리스 쿠퍼)는 자식들이 어렸을 때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고, 어린 보겔과 누이는 아버지가 없는 가운데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봐야 했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해서 젖먹이를 둔 보겔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조금도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인 군자 같은 모습의 로저스를 만난 것이다. 물론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듯이 보겔은 아버지 제리와 화해한다. 말기 암에 걸린 아버지는 죽음을 앞둔 침상에서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보겔은 아버지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단순하고 진부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독교가 고난과 상처받은 인생에 대해서 갖는 독특한 관점이 내재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한마디로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거부하고 성경이 고난과 인생에 대해서 갖는 감사의 심리가 일으킨 회복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보겔의 인생에 적용하자면 너무 간단하고 명확한 것처럼 보인다. 보겔이 사람과 사회를 대할 때 냉소적이고 비판적이며 무의식적으로 말투가 거친 것은 과거 아버지로부터 배반당하고 버려진 상처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까닭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저스는 보겔이 겪은 고난과 상처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자신이 망가진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보겔에 대해서 로저스는 이렇게 답한다. “나는 당신이 망가진 인생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신념이 강한 사람이라 생각해요. 옳은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죠. 아버지와의 관계가 당신이 그렇게 성장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걸 기억해봐요. 지금 당신이 있도록 당신을 도와준거에요.” 이것은 고난 가운데도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 인생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나온 말이며, 과거 트라우마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심리학의 일부를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다. 프로이트의 어깨 위에 앉았다는 평판을 받은 심리학자 아들러는 자신의 스승인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뒤엎고 오늘날 긍정심리학의 출발이 된 개인심리학을 일으킨 사람이다. 그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현재의 불행을 일으킨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 경험(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고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이 결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들러 심리학의 전부를 기독교 학문 안에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가 제시한 과거 경험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신앙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그것은 사람을 온전케 하는 훌륭한 기독교 상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이웃의 조건 영화 속에 나타난 프레드 로저스는 상처 입은 사람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특별하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들어 온 사람들을 향해 한사람 한사람 모두에게 집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보겔이 로저스와의 첫 전화통화에서 놀란 것은 그가 전화하는 동안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이었다. 본인은 딴 짓하면서 전화를 받지만 로저스는 전화 한통화에도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말 한마디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또한 보겔이 로저스의 스튜디어 촬영현장에서 본 것은 스탭들이 모두 기다리는 가운데서도 장애아동 앞에서 30분 씩이나 그와 마주하며 그의 느린 대답을 기다려주는 일이었다. 또한 그는 보겔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프로그램 안에서 어린이들에게 죽음과 이혼 그리고 전쟁도 다룬다는 점을 언급한다. 어린이니까 고통의 문제를 회피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일으키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감정을 긍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대단히 뛰어난 기독교 교육자이며 상담가의 자질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기독교인이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부연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 보겔의 삶의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된 명장면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로저스는 식당에서 보겔과 마주하며 1분 동안 지금 자신이 있기까지 우리를 사랑해 준 모든 사람을 떠올려 볼 것을 요청한다. 영화는 1분 동안 적막에 휩싸인 식당 내부와 마치 식당 안의 손님 모두가 로저스의 제안에 동참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보겔은 미소를 짓는다. 치유가 일어나고 감사가 마음을 채우며 기쁨이 온 몸을 휘감는 순간이다. 보겔은 좋은 이웃을 만났다. 로저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를 미워하며 과거의 상처에 매달려 분노 속에서 일평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어 누가 이웃인지에 대해서(눅10:29-36) 말씀하셨다. 상처입은 사람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이웃. 누구든 프레드 로저스 목사를 이웃으로 마주한다면 그날은 분명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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